⭐︎튤립 : 무근본을 길거리 로드뷰로 알게 되었다구요.
💚지민 : 지도에서 이름 보고 '무근본..? 이상하네. 재밌다'하고. ㅎㅎ. 보통 성수에는 서양식 이름이거든요. 근데 무근본이라길래 궁금하기도 하고 솔직히 성수 치고 술도 쌌고 분위기도 재밌어보였고 해서 가게 됐어요.
⭐︎튤립 : 무근본이 좋은 이유가 뭔가요?
💚지민 : 혼자 가서 작업해도 재미있고, 같이 가도 소개시켜주는 맛도 있고요. ^^ 그리고 다른 술집들은 항상 뭔가 나도 멋지게 꾸미고 그 멋진 분위기에 동화돼야지 하는 게 있는데. 여기는 그냥 있는 그대로 가도 아무도 신경 안 써요.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가 커피 맛집이라고 생각해요.
⭐︎튤립 : 무근본에서 재미있던 일화나 에피소드?
💚지민 : 제 생일날! 제가 친구들이랑 갔는데 생일인 걸 사장님이 인스타 보고 아셔서 축하주를 주셨는데 그게 되게 예뻤어요. 딸기케이크처럼 생긴 그 축하주 주셨는데. 사장님이 주면서 이거 안 먹으면 죽는다고 협박하셔서.. ^^
⭐︎튤립 : 본인 소개 한 번 부탁드려요.
💚지민 : 그냥 사회적으로 얘기하면 그래픽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이고요 약간 취향 섞어서 얘기하자면 새드 엔딩 좋아하는 변태입니다. 영화는 <패왕별희>, <박쥐>, <킬빌> 이렇게 세 편을 꼽아요. 영화는 의상이나 미장센을 보는 걸 좋아해서요. 나도 커서 사람들의 분위기 자체를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작업을 하고 싶다 생각이 드니까.
⭐︎튤립 : 역시 디자인 학과는 다르네요
그래픽에서도 '아 얘 그림 잘 그린다' 이것보다는 자기만의 경험과 주제, 해석과 생각 그리고 그런 것들을 잘 정리한 글이 있어야지만 잘 나오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내 자식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튤립 :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처럼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것보다 숨겨져 있는 아름다움을 좋아한다면서요.
💚지민 : 우울하다, 어둡다, 기괴하고 징그럽다, 하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들을 좋아해요. 척추 뼈도 되게 유기적으로 묶여있고 해서 예쁘더라고요. 예를 들면 에드워드 호퍼라고 이번에 4월에 전시하는 작가가 있는데 그 사람 걸 보면 되게 밝은데 되게 적막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 되나. 사람이 있는 그 공간 자체가 되게 적막하고 쓸쓸한 느낌. 그림을 보면 자기의 경험이 떠오르잖아요.
⭐︎튤립 : 그럼 보통 우울한 편이에요 아니면 밝은 편인가요?
💚지민 : 보통은 밝아요. 애들이 입 좀 다물고 있으라고 할 때도 많고. 클럽 가면 술도 안 먹은 채로 파이팅 넘치게 놀아요.. ㅎㅎ 무근본에서랑은 좀 다르죠? 거기도 솔직히 보면서 '나도 친구랑 갔으면 춤출텐데..' 해요.
⭐︎튤립 : 본인의 이상형은요?
💚지민 : 외적인 건 우선 키가 좀 크면 좋겠다. 뭔가 옷발이 좋아보이고 자기 분위기를 잘 아는 그런 사람. 솔직히 자기한테만 어울리면 수염이나 배기바지, 쪼리 등등도 나쁘지 않다.. 사장님도 정말 좋아요. ^^ 약간 나사 빠진 라마상이라고 하거든요. 알파카 상?.. 성깔 더럽고 고집이 세 보이는 그런 상들이 있어요.
⭐︎튤립 : 그럼 내적인 거는요?
제가 신나면 방방 뛰어다니거든요. 그럴 때 안창피해하고 내버려두는 사람 ^^ 그리고 여름 되면 좀 까고 (^^)다니는 스타일이거든요. 옷차림 가지고 되게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뭐라 할 사람들은 떠날 거고, 있을 사람은 그대로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튤립 : 남자친구가 여사친과 여행갈 수 있다 vs 없다
💚지민 : 외박이 들어가 있는 건 좀 그래요. 새벽까리 술마시는 건 괜찮은데 연락은 중간중간 남겨줬으면 좋겠어요. 불안해서 잠 못자는 사람의 심리를 알아서, 상대도 저를 그렇게 걱정할 것 같거든요. 그 사람을 불안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저도 최대한 참고 배려해주려는 그런 게 있어요.
⭐︎튤립 : '새드엔딩 좋아하는 변태' 좀 더 설명해주자면요?
💚지민 : 이게 주변 친구들이 말해줬는데, 아직 제가 22살이고 어리고 하니 경험이 많이 없지만, 나이에 비해서는 변태인 것 같아요. 영화는 타란티노 감독을 좋아하고 또 애니메이션도 고어한 걸 좋아해서. 이토 준지 작품이나 <배틀로얄>도 학생 때 다 봤어요. 초등학교 1학년 쯤에 오빠가 <쏘우> 엑기스를 보는 데 뭔가 쾌감이라고 해야하나! 약간 두근두근거리고. 도끼가 내려오면서 상반신이랑 하반신 분리되는 것도 있었고. 남자랑 여자가 각방에 갇혀있는데 누가 더 살을 많이 자르냐에 따라 생사가 결정되는 그거 있잖아요. 남자는 뱃살을 잘랐는데 여자는 팔을 통째로 잘라서 살아남는 그런 장면을 보고 자극적이고 신선하다, 재밌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튤립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지민 : 사장님한테는 죄송스럽지만 예전에는 손님이 없는 그 한적한 분위기가 좋았는데요. ^^ 지금 되게 어릴 적 친구가 되게 예뻐져서 다시 나타난 느낌이예요. 원래 말을 편하게 붙일 수 있는 친구였는데 갑자기 인기가 많아져서, "시간 언제 돼?" 하면 "나 바빠"라고 말하는.
지민's Favorite
ART / 에드워드 호퍼
MOVIE / 패왕별희, 박쥐, 킬빌
좋아하는 술 / 소주에 아메리카노 섞으면 맛있다는데 아무도 안알아줌.
그래픽 디자인은 던져버리고 글이나 쓰는 황지민 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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