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 : 근황이 어떻게 되시는 지?
❤️상린 : 그냥 일하고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운전하고 있네요.
⭐︎튤립 : 무근본을 차린 이유?
❤️상린 : 따로 없습니다. 심심해서요.
⭐︎튤립 :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직원들의 에피소드가 있는지?
❤️상린 : 많이 있죠. 옛날에 혼자 일할 때 왔던 손님들은 기억에 납니다. 독특한 손님으로는 수빈이가 말했던 오줌싼 손님. 그리고 가게 소파에다가 토하고 염병한 뒤 후기 이상하게 쓴 손님. 장사할 의욕을 상실하게 만드는 손님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반면 와서 재밌게 노는 사람들도 있어요. 여기가 뭐라고 이렇게 행복하게 놀까. 그런 분들 보면 즐겁고 뿌듯하죠.
⭐︎튤립 : 직원에 관한 에피소드는요?
❤️상린 : 예전에 도벽이 있던 친구가 있어요. 일을 그만두면서 훔친 물건을 가져오고, 정정당당하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관계 회복을 바랐는데 지금까지 어떤 연락도 없어서 영구 퇴장 조치가 되었습니다.
⭐︎튤립 : 다양한 아이디어가 많으신 편인데요. 무근본에 계획 중인 변화가 있는지?
❤️상린 : 폐업을 고려중이고요. 완전한 폐업이라기보다는 지금까지의 무근본과는 완전히 달라지는 변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노래나 이벤트, 쇼는 있을 수 있는데, 전반적인 분위기가 달라지고 접근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은밀한 가게가 될 수도 있어요.
⭐︎튤립 : 다양한 직업을 거쳐온 걸로 유명합니다. 만약 무근본을 관둔다면 해보고 싶은 직업이 있는지요?
❤️상린 : 프로게이머랑 변호사요. 일단 역전재판을 좋아하고. 게임 하면 재밌으니까. 그런데 절대 할 수 없잖아요. 이미 둘 다 시기를 놓쳤기 때문에요.
⭐︎튤립 : 사장님께 삶이란 무엇이고 사랑이란 무엇인가요.
❤️상린 : 삶은 되게 지루한 거에요. 그래서 전 늘 변화를 찾아서 헤맵니다. 머물러 있는 걸 싫어해요. 잘 안되면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하고. 잘 되고 있어도 안좋은 쪽으로 변화하기도 하고. 사랑은 내가 원치 않은 변화를 일으키는 그런 것이죠. 다른 건 다 내가 원해서 변하는데 사랑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아요.
⭐️튤립 : 꿈이 있으신가요?
❤️상린 : 튤립매거진이 세계적인 매거진이 됐을 때 호화 요트 럭셔리 투어같은 거 갈 때 한 자리 정도 끼워주면 좋겠네요. 일적으로 내가 뭔가를 이루기보다는요. 가까운 사람들이 다 같이 전세기 하나 띄워서 미국 동서부 일주나 하면 재밌겠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부자를 많이 꿈꾸잖아요. 저는 돈을 적게 벌어도 많이 벌어도 있는 돈을 그때그때 다 써버립니다. 특별히 비싼 거에 대한 사치가 없어서 동경도 없어요. 어느 정도 생활비만 보전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할 게 없어 잉여재산도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재테크에도 큰 관심이 없으니까. 부자가 된다는 건 저에게 별 의미가 없습니다. 만약 된다면 몇십억 대 자산가나 건물주 말고 진짜 수천억 자산가는 한 번 해보고 싶어요. 헐리웃 스타처럼 뉴욕에서 LA로 저녁식사 하러 가는 정도. 섬 하나는 통째로 빌릴 수 있는 정도. 그 정도가 아니라면 딱히 돈 많이 벌고 싶지 않아요.
⭐️튤립 : 왕이 되거나 거지가 되거나네요.
❤️상린 : 그러니까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살고. 조금 있으면 있는 대로 살더라고요. 진짜 돈이 존나게 많으면 뭐랄까 나도 축구 팀도 하나 사보고 싶고 그렇죠. 실제 FM매니저 게임을 좋아하기도 했고. 어쨌든 그런 건 도달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요. 대한민국에서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튤립 : 위트있는 매력에 빠져 자주 오는 단골이 많습니다. 위트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하죠?
❤️상린 : 저는 부정적인 사람이예요. 네가 아니라 아니오가 기본 대답인거죠. 일단 아니라고 한다음에 그냥 아니면 기분이 나쁘니까 어떻게 하면 안 기분나쁘게 거절할까 하는 식으로 접근을 하다보니 특유의 화법이 생겨난 게 아닐까 해요...
⭐️튤립 : 가게 확장에 대한 계획은 없나요?
❤️상린 :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확장 이전도 제 생각엔 불가능해요. 더 잘될 것 같지도 않고 아마 유지비만 올라가고 매출은 줄어들지 않을까. 지금부터는 매출이 줄어들고 평균이 잡히는 시기가 다시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튤립 : 온라인 진출은요? 손님들이 올려주신 릴스가 대박이 나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 줬잖아요. 무근본에서도 계획적으로 콘텐츠를 만든다면 어떨까요?
❤️상린 : 예전에도 <세 친구> 유튜브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해봤었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지금 인스타 핫플처럼 가게가 알려져 있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곳을 풍자하려고 이런 공간을 만든 거기 때문에 처음 만들 때랑은 거꾸로 가고 있는 상황이예요. (웃음) 이게 왜 핫플이에요. 사진 찍으면 다 쓰레기같이 나오는데. 어쨌든 그 의도성을 가지지 않은 게 이 가게의 특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도 저희가 항상 이런저런 행사를 기획하기도 하잖아요. 즉흥적으로 단발성으로 해야 재밌는 거고 우리가 매주 무슨 요일마다 모여서 영상을 찍자 하면 생각만큼 간단치 않을 겁니다.
⭐︎튤립 : 사장님이 놀고 싶어서 차린 가게라는 말이 많습니다. 하지만 장사에는 어려움도 많을 것 같은데,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하자면요?
❤️상린 : 놀고 싶어서 차린 거는 맞아요. 6개월이 지난 후부터 그렇지 않았고 지금은 논다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가끔 가다가 보면 '직원들끼리만 신나 보인다'하는 리뷰가 있어요. 어느 정도 맞긴 해요. 우리끼리 직원들이나 단골 손님들만 알 수 있는 연속성 있는 유머 코드가 있을 때가 많잖아요. 제가 실제로 찐 웃음이 나려면 그런 것이기 때문에요. 요즘에는 노래를 할 때도 '아 목아픈데 해야 되는구나'하는 느낌도 강해요.
그리고 장사를 쉽게 생각하는 거는 좋다고 봐요. 쉽게 생각하고 쉽게 도전하고. 누군가는 쉽게 망하겠지만 누군가는 또 잘 되겠죠. 본인들의 운과 역량과 상황이니까 해보려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튤립 :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셨는데요. 요즘에는 스트레스를 어떤 걸로 푸나요?
❤️상린 : 제가 차로 출퇴근을 하면서 아무 노래나 영상도 안 틀고 가던 시기가 있었어요. 머릿속으로 글을 쓰고 집에 가서 옮겨 적는 거였어요. 요즘은 직원들도 태워주고 하다보면 글쓸 시간이 없어요. 그리고 요즘은 생각할 게 많아서도 있고 몸도 더 피곤해요 실제로.
⭐︎튤립 : 쉴 때는 뭐하고 쉬고, 놀 때는 뭐하고 노나요?
❤️상린 : 그냥 누워 있습니다. 게임 좀 하는 정도. 맛집을 좋아해서 친구를 만나든 누굴 만나든 맛있는 걸 먹고 좋은 바를 가요.
⭐︎튤립 : 5년 뒤 당신의 모습은 어떻게 예상하나요?
❤️상린 : 흔한 애 아빠, 아저씨가 되지 않을까요. 애를 이상하게 키우는.
⭐︎튤립 : 육아를 이상하게 하려나봐요? 애가 음악을 하고 싶어하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상린 : 저는 예술 쪽에서는 예술가의 레벨, 밥벌이 레벨, 그냥 안 될 레벨.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보거든요. 밥벌이 레벨만 되도 저는 계속 하도록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튤립 : 아이를 방임주의로 키우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본인만의 기준이 있다면?
❤️상린 : 비행청소년이나 학폭 가해자는 되면 안되겠죠. 그런 도덕적인 부분은 비슷할 것 같고요.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의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의사라는 직업이 정말 힘들고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생각을 해서요. 엄청난 사명감으로 어렸을 때부터 중무장이 되어있는 게 아니라면 생계형 의사나 아무튼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영역의 직업들이 몇 가지 있다고 보는데 그런 직업들은 좀 반대하고 싶습니다.
⭐︎튤립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상린 : 털프매거진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반전의 기회가 어떻게 올까 하는 기대, 우려와 기대 속에서 매거진을 보고 있습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이상린's Favorite
⦿ 특기 : 상당히많음
⦿ 취미 : 머리속에서 글쓰기
⦿ 좌우명 : 성공의 반대는 도전하지 않는 것.
⦿ 하고싶은말 : 여기는 위스키 드시는게 이득이에요 서울주요거점중 가장저렴하게 공급하기위해 노력하고있습니다.
이상린씨는 성수 술집 무근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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