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dark matter density map of the Local Universe from deep learning

Sungwook Hong




INTERVIEW WITH 홍성욱

20220526


홍성욱 박사는 우주를 연구하고 있다. 과학을 연구하는 것이 개인과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가 궁금해 다양한 질문들을 해보았다.


Dr. Sungwook Hong studies the universe. I wondered how studying science affects individuals and his lives.



안녕하세요. 최근 기초과학연구원 순수물리이론연구단에 있는 박찬 박사님께서 진행하신 대담을 흥미있게 보고, 우주론이라는 학문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순수과학에 대한 연구가 인간 삶의 지평을 넓혀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뷰하게 되어 대단히 영광입니다. 


Q. 한국천문연구원과 홍성욱 연구자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한국천문연구원은 천문학을 연구하는 우리나라 유일한 국가 기관이에요. 다 합치면 300명 정도 되나. 여기서 연구하는 것들이 별에 대해서, 행성에 대해서, 은하에 대해서, 저처럼 우주론 연구하는 분들도 있고요. 태양을 모니터링 하시는 분들도 있고 우주 환경 감시라는, 최근에 <돈 룩업>이라고 하는 그 영화 있었잖아요. 그런 것이 진짜로 오나 안 오나를 계속 모니터링 하는 분들도 계세요. 


저는 홍성욱입니다. 우주론을 연구하는데요. 우주가 어떤 식으로 시작이 됐고 어떤 성질을 가지고 시작이 됐고 얼마만큼의 시간에 걸쳐서 변화해 왔는가를 큰 그림에서 얘기하는 학문입니다. 카이스트(KAIST)에서 물리학과 학사를 마치고 석박사, 박사후 연구원과정을 거쳐 2020년 하반기부터 한국천문연구원의 정규직 선임 연구원으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바로 선임 연구원으로 들어오셨군요. 


보통 구성이 원,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인데요.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원'들을 잘 뽑지는 않아요. 논문 실적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논문을 쓸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뽑게 돼요. 


대회에 나가서 수상을 하거나 이런 게 논문 실적일까요? 


과학 잡지에서 게재 승인이 난 것들을 연구 실적으로 주로 삼거든요. 혹은 임팩트 팩터라는, 최근 몇 년간 이 잡지에 실렸었던 논문들이 다른 데서 인용이 몇 번이 되느냐 등의 통계를 사용해요. 각각의 분야마다 사람들이 잘 인용하고 인정해주는 저널이 있는데 그런 곳에다 주로 투고를 합니다. 몇 몇 잡지는 그냥 논문 자체의 질을 떠나서 주제가 자기들 마음에 안 들면 안써요 


(웃음) 취향을 좀 타는 군요.


굉장히 많이 타요. 이름있는 사람들이 썼느냐. 그 학교가 빅네임이냐. 예를 들면 유명한 박사가 썼느냐 저같은 나부랭이가 썼느냐 이게 굉장히 중요하고요. (웃음)


PR도 중요할 것 같아요.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논문을 써도 학회 나가지 않고 그러면 잊혀져요. 특히나 자연과학 분야가 굉장히 서양적인 문화에 경도되어 있어요. 뻔뻔해야 되고요. 동양적이고 유교적으로, 겸손하게 발표하고 그러면 능력이 없는 줄 알아요. 그렇다고 남을 까내리는 식으로 하면 좀 그렇긴 한데, 대신 미국에는 그런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에로건트(arrogant)하다고 하는데 이젠 (한국에도) 그런 사람이 많아요. 

나 혼자 연구한다고 잘 되지 않고 넓게는 여러 나라 사람들하고 연구를 같이 하게 되는데. 내가 적당히 똑똑하다는 걸 알려야 이 사람들이 나를 믿고 같이 일을 시작하겠죠. 

Q. 박사님이 진행하셨던 프로젝트나 논문 중 기억 남는 게 있을까요. 


첫 번째는 제가 대학원 다니던 시절에 제 지도 교수님이 관심을 가지던 '인류 원리(anthropic principle)' 입니다. 이게 뭐냐면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파라미터들 중 어떤 것들은 값이 희한하게 세팅이 되어 있다는 거예요. 기본 물리 법칙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것 같지 않은 값인데, 그 중에서 어떤 것들은 지금 값에서 좀 벗어나면 생명체의 발생 자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쳐서 우리 같은 존재가 나오지 않을 수 있는 것이거든요. 이런 종류의 연구를 하는 걸 '인류 원리'라고 해요. 거기서 더 나아가 우주 생물학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어요. 작년에 우리 은하 내에서 지구에 있는 생명체가 혹시 저 외계에서 씨앗이 온 게 아니냐는 얘기를한 적이 있어요. 거기에 확률 등 단순한 이론 모형을 쓰면 시험 삼아서 해볼 수는 있을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지구와) 비스무리한 환경이 있으면 어떨까 해서 그런 연구를 했어요. 


두 번째 흐름은 이제 '우주 거대 구조'. 수십억 광년 정도의 어떤 구조를 얘기하는 거예요. 그걸 다루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계속 연구되고 있는데요. 거기다가 인공지능이 천문학 쪽에도 5년 전부터 들어오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종류의, 우주 거대 구조와 우주론을 연구하는데 인공지능을 써볼 수 있을까 하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론하고 맞으면 그걸 생각할 관찰자가 없을 것이고, 이론과 맞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생겨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자연스럽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관찰자는 없는 거예요.


If it fitted the theory, there would be no observers to think about it --- "we" exist because it doesn't fit the theory, and then we can think that it's weird. So there's no observer who can think it's natural.


- 홍성욱 박사

Q. 인류 원리가 궁금한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먼저 현재 우리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이 세 가지 에너지원(암흑 에너지, 암흑 물질, 일반 물질)에 대해 알아야 해요. 우리 우주가 시간에 따라서 어떤 크기로 변화하는가와 굉장히 연관이 있어요.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우리 몸이나 별, 행성을 이루는 일반적인 원자, 전자 등이 있는데 이건 우주 전체의 5%밖에 되지 않아요. 나머지 것들은 아직 몰라요. 


암흑이라는 말이 어두워서가 아니라 모르는 거라서 인가요. 


어둡기도 하고 모르기도 하고 그래요. 27%정도는 성질은 물질인 것 같아요. 빛하고 상호작용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그걸 암흑 물질이라고 하구요. 나머지는 분명 물질은 아니예요. 그런데 에너지가 있는 요상한, 그런 걸 암흑 에너지라고 하고 이걸 68%정도 차지한다고 얘기를 하고요. 새로운 물질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면 우주가 시간이 지날수록 부피가 점점 더 커질 건데 물질 양은 그대로면 밀도가 줄어들 거잖아요. 그런데 암흑 에너지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밀도가 똑같거나 아니면 더 늘어날 수도 있고. 한참 시간이 흐르면 그냥 암흑 에너지로 거의 꽉 찬 그런 우주가 되겠죠. 얘가 어떤 값을 가지냐에 따라서 영원히 그냥 팽창을 할 건지 아니면 어느 시점에 갑자기 발산을 해버려가지고 찢어져 버릴 건지 아직 몰라요. 

또 우주상수 개념을 알아야 하는데요. (우주 상수는 공간 그 자체의 에너지를 나타내기 때문에, 우주론에서는 암흑 에너지에 속하고, 우주의 가속팽창에 기여한다.) 입자 물리학에서는 대충 어느 정도의 값을 가져야 한다고 얘기하는 수준이 있거든요. 실제 관측되는 우주상수의 값보다 계산을 통해 나온 값이 10^120배 높게 나와요. 만약 이론 정도에 해당하는 암흑 에너지가 있다고 치면, 팽창을 너무 빨리 해버리는데 그래서 물질이 뭉칠 여유가 없어요. 이론에 따르면 그런데 왜 그렇지 않냐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것이 인류 원리라는 거죠. 우주는 당연히 아무 물질도 생기지 않아야 할 것 같은데, 거기서 '우리'가 생겨서 '이상하다'라는 생각을 하는 거예요. 이론하고 맞으면 그걸 생각할 관찰자가 없을 것이고, 이론과 맞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생겨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자연스럽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관찰자는 없는 거예요. 


되게 묘하네요. 


묘하죠. 이거 자체가 인류 원리예요. 1970년대에 <인류 원리>라는 책을 쓴 사람이 신기하다는 얘기를 했고요. 저는 기독교인인데 신을 믿는 입장에서 보면 이 우주가 처음부터 사람에게 잘 되도록 만들어지듯 한 건가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어요. 어떤 이는 '그럴 리가 있냐, 이론이 잘못 된거다' 하며 이론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구요. 아직까지는 성공 사례가 없어요. 또는 요즘 마블 유니버스에서 다중 멀티버스가 나오는데요. 대부분 이런 (물질이 없는) 우주로 꽉 차있고, 가뭄에 콩 나듯 요런 애(우리 우주와 같은 우주)가 있는 건데, , 어차피 전자에는 관찰자가 없고 우리는 멀티버스 밖의 다른 우주를 볼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렇게 그냥 우리가 있는 거다. 관점은 굉장히 다양해요. 


그럼 인류가 뭔가 어느 정도 목적성을 가지고 필연적으로 생겨났다라는 관점인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죠. 분명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100% 맞다고 얘기할 수 있는 성질은 또 아니기 때문에 결국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의 한계가 있고 그 바깥의 것을 우리가 여러 이론으로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만 생각해요. 뭐가 됐든지 간에 아무리 탄탄한 이론을 가지고 얘기를 해도 결국에는 내 이론일 수밖에 없다라는 한계를 깔고 얘기를 하는 거죠. 요즘 과학 책들이 유행인데, 전문가인 건 알겠지만 상당한 확신을 가질 수 없는 부분이 많거든요. 


모호함이 있는 거네요. 그런데 연구를 하는 입장에서 '내가 생각하는 게 맞다'고 확신을 가지고 연구를 해야 잘 되기도 하나요.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 NASA

© 홍성욱 박사

Tangerine Dream - Stratosfear

Rush - 2112 - 12/10/1976 - Capitol Theatre (Official)

Q. 우주에 관련된 영화 책 음악 이런 게 있을까요? 관련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좀 신기하게 제가 과학 덕후는 아니에요. 분명 그런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대신 저 같은 경우에 과학 관련된 영화 중에서 재밌게 본 거라고 하면, <인터스텔라> 혹은 <마션>이 있어요. <인터스텔라> 같은 경우 워낙 당시에 인기가 좋았고요. 학생들 강의할 때도 굉장히 좋아요. <마션>은 꽤 긍정적이예요. 내용이 무겁거나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우주 영화 하면 철학적이거나 하는데 가볍게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음악의 경우 프로그레시브 락 중에 우주스러운 것들이 좀 있어요. 탠저린 드림(Tangerine Dream)의 경우 우주 분위기가 있어요. 7-8번째 쯤 앨범인 <Stratosfear>이 1976년에 나왔는데 초창기 엠비언트 그런 느낌이 있어요. Rush라는 3인조 밴드의 <2112>라는 앨범도 좋아해요. 

저도 대학원 시절에 음악을 깊게 들었는데요. 지금은 경상대학교 물리교육학과 교수님으로 계신 이강영 교수님을 포닥 시절에 만났어요.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지신 분인데, 이 분이 문학, 음악 쪽으로 조예가 깊으셨어요. 그 분을 통해 듣다 보니 소위 유체 이탈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과학이랑 관련이 없는 취향은요? 


사실 영화는 요즘 잘 안보구요. 마블 영화는 약간 관심있는데, 최근에는 심지어 엔드게임부터는 쭉 못보고 나무위키에서 스토리만 보고 있어요. 음악은 메탈이나 힙합을 주로 듣죠. 근데 좀 옛날 취향이죠. 메탈리카(Metallica), 나스(Nas) 이런 것 많이 들어요.

진화라는 말이 너무 다양한 걸 포함하고 있어요. 무기질에서 화학물로부터 생명체 번식을 하는 존재까지 나올 수 있느냐. 그리고 거기서 인간까지 올 수 있느냐 하는거죠.


"Evolution" may mean so many different things. Can it really lead inorganic chemicals toward self-reproducing life forms, including human beings?


- 홍성욱 박사

© Chester Harman

© NASA

Q. 골디락스 행성이 14조개 정도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칼럼에서 보았습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구와 비슷한 환경일 수 있는 것들이 우주에 그만큼 있다는 거지요? 


골디락스 행성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먼저 말하자면. 아마 아시겠지만 복잡한 생명체가 잘 살아갈 환경을 많은 과학자들이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수 있느냐를 가지고 잡거든요. 물 자체는 흔해요. 대신 표면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수 있느냐는 좀 다른 문제죠. 온도 범위가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어떤 항성의 타입이 정해지면 계산이 되고, 대략 그 정도(14조 개) 숫자가 나오겠거니 생각하는 거고요. 그러면 거기서 다 우리와 같은 존재가 나올 것이냐 하면, 그건 또 다른 얘기죠. 저 개인적으로는 진화론 자체에 의문을 갖고 있기도 하고. 이거 여기 들어가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진화라는 말이 너무 다양한 걸 포함하고 있어요. 무기질에서 화학물로부터 생명체 번식을 하는 존재까지 나올 수 있느냐. 그리고 거기서 인간까지 올 수 있느냐 하는거죠. 


14조개의 행성 중 지구와 같은 환경이 관측된 건 없는거죠? 


아니요. 또 몇 개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생명체가 발견 된 건 아직 없죠. 화성도 지금은 골디락스 행성은 아닌데, 그 범위조차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별이 지금 상태로 그대로 있는 게 아니라 시간에 따라서 온도, 크기 등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요. 그런 식이예요.

© Zdenek Bardon / NASA

© Ian Morison

Q. NASA에서 갑자기 UFO의 존재를 인정했다구요. 골디락스 중에서 나온 걸 수도 있겠네요. 


실제로는 UAP(미확인 공중 현상)이예요. 그리고 '현 시점에서는 원인을 모른다'가 포인트예요. 우리도 일반적으로 외계인하고 직접 연결 될 생각을 하긴 하지만, 명확히 지정되지 않으면 다 그 카테고리로 넘기거든요. 기밀 군사기기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죠. 예전에 UFO라고 예상된 것 중 상당수가 미소간 냉전 시기에서 비밀리에 개발하던 군사 무기들도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도 외계인일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여러 이유가 있을텐데, 외계인이 벌써 그 정도 수준으로 뭔가를 많이 했으면 지구의 인류는 이미 한 번 작살나거나 거덜났을 거라고 생각해요.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이 4광년 떨어진 알파 센타우리거든요. 이 근처에다가 베이스캠프를 차려놓지 않는 이상 거기서 왔다갔다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요. 냉동 수면을 시켜서 100년이고 200년이고 멀리 보낸 다음 이렇게 막 하는 게, 저는 그렇게 마음에 와닿지 않아요. 비효율적인 것 같고요. 생명체를 보낸다는 건 자기들이 이득을 보겠다는 건데, 가는 데 100년 오는 데 100년이라면 자기가 살아있는 동안 그 이득을 못 본단 말이에요. 가서 독립하고 반란 일으켜 버리면 끝인데. 


비즈니스가 되지도 않는다는 거네요. 


아예 여기를 포기하고 이민을 간다고 하면 모르겠는데, 지구랑 계속 뭔가를 하면서 비즈니스 내지는 식민을 하겠다는 게 장기적으로 좋은 생각으로 보이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외계인들도 지성이 있으면 그런 생각을 하겠죠. 

아니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러 어려움과 갈등이 중요해요. 인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사람이 우주에서 굉장히 중요한 존재고, 특별히 그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야 할 터이니까,


No, I think it's important. Difficulties and conflicts on earth are important in this world. Human being, people are very important in the universe --- especially, their happiness is important.


- 홍성욱 박사

Q. 우주론을 연구하다 보면 인간의 대소사, 인간관계에서 감정적 교류, 싸움 등을 관조적으로 보거나 성격도 유해지나요.


우리가 거대한 우주 안에서 특별한 때도 있긴 있지만 그래도 굉장히 작은 곳에 있다는 팩트가 있어요. 그런데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렇게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해석을 하느냐는 사람마다 굉장히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칼 세이건 같은 경우에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그렇게 따지면 싸우는 게 부질없는 거죠. 


창백한 푸른 점이 뭔가요? 


보이저 2호가 태양계를 떠나기 직전에 카메라를 돌려가지고 태양 쪽을 찍었는데요. 태양에서 이제 빛이 쭉쭉쭉쭉쭉쭉 이렇게 나올 거 아니에요. 그 빛 중 하나를 보면은 조그마한 하얀 점이 있는데 그게 지구인 거죠. 심지어 태양계 사이즈에서 봐서도 지구는 그 정도밖에 안 되고.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인류 문명도 아무 것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분도 있고. 아니면 '굉장히 우주는 큰데, 이런 좋은 환경은 지구가 유일하다'면서, 우리는 특이하다 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고. 그래서 <콘택트>에서 조디 포스터가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이 넓은 우주에 우리밖에 없다면, 공간의 낭비라고요.

결국 과학이 임프레션을 줄 수는 있지만 결국 그 사람의 세계관 자체가 문제인 것 같아요. 물질이 거의 모든 것이고, 거기 안에서 인간이 정신적으로 하는 것들이 물질보다 앞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주의 광활함 앞에서 인류는 아무 것도 아닌거죠. 그런데 그렇게 반드시 생각할 필요는 없는거잖아요. 인류가 있는 시간과 모든 것들이 우주 전체 기간에 비하면 짧고도 작지만 여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거죠. 


개인적으로는 좀 더 관조적으로 바라보세요? 


아니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러 어려움과 갈등이 중요해요. 인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사람이 우주에서 굉장히 중요한 존재고, 특별히 그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야 할 터이니까, 싸움과 분쟁들이 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 NASA

© Getty Images

개인적으로는 가정에 잘해야 해요. 질문받았을 때 저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어요. 계속해서 주변에서 '연구 열심히 해야지' 다 그래요. 그런데 '너 가정에 충실해야지' 요즘은 이런 얘기 안 해주잖아요.


Personally, I believe that you need to be family-oriented --- that will be my answer to whoever asks me such a question. People keep saying, "You need to work hard." But no one would say like, "You have to be faithful to your family".


- 홍성욱 박사

Q. 우리는 신앙이 과학과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배워왔잖아요. 요즘은 그 둘이 잘 융화될 수 있게 된걸까요?


그렇지는 않아요. 저 같은 경우는 대학 들어와서 고민을 많이 했고, KAIST에서도 이런 걸 고민하는 동아리에 있었어요. 저도 정답은 못 찾았고, 어떤 면에서는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가도 어떤 면에서는 갈등을 겪어요. 결국 과학과 종교라는 것이 항상 대립하고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는 것만 있었느냐 하면 그건 아닐 수도 있다는거죠. 갈릴레오 등의 예시를 너무 부풀려서 생산 하는 것도 있어요. 대신 이렇게 말하기 위해 조사도 좀 하고 책도 많이 읽고, 토론도 많이 해야 하죠. 


그 갈등 상황이 그 둘을 발전하게 해주나요. 


근데 대중 서적들이 대체로 그렇지 않죠. 싸우고 물어 뜯고 하는 것들이 유명하고 인기 있으니까. 미국의 자연과학자 중 탑 과학자들의 90% 이상은 무신론에 가까워요. 미국에서의 과학 대중서적은 좀 에로건트(Arrogant)해요. 톤이 어떻게 되겠어요. 흔히 아는 책들을 보면 독자들도 '사이다다'하면서 쾌감을 느끼는거죠. 


제가 느끼기엔 좀 관용 없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느낌이예요. 

Q. 개인적인 목표와 연구원으로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우주를 관측하는 게 거의 하늘에 수백만 개의 은하를 보고 해야 되는데 그간은 외국에서 주도한 관측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는 식으로 지난 한 20년 정도는 진행이 됐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아예 관측기기 만드는 것부터 독자적으로 뭔가를 해보자. 물밑 작업이 1년 전부터 진행되었어요. 리스크가 굉장히 큰데 10년 앞을 내다본다면 기기가 성공적으로 잘 만들어져서 관측도 잘 되고 뭔가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또 포닥이나 학생을 키워서 후속 세대도 양성하고 하고 싶다는 게 연구하는 사람으로서의 바람이구요. 


개인적으로는 가정에 잘해야 해요. 질문받았을 때 저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어요. 계속해서 주변에서 '연구 열심히 해야지' 다 그래요. 그런데 '너 가정에 충실해야지' 요즘은 이런 얘기 안 해주잖아요. <목적이 이끄는 삶>이라는 책을 쓴 릭 워렌 목사가 있었어요. 그 분의 팟캐스트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비슷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게 공감이 굉장히 많이 됐어요. 

미국에 잘 나간다는 교수님 중에 가정 파탄나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이혼은 쉽게 일어나고요.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혼 적격 사유가 되는 거죠. 아는 외국인 연구자의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는데 나이 드신 연구자에게 조언을 구했다는데요. 


'여기서 연구를 하고 싶은데 내 아내와 자녀들이 이 지역에 있고 싶어해요' 


이 말을 듣고 나이 드신 연구자 분이 이렇게 말했대요. 


'가족을 바꿔'


굉장히 섬뜩하죠. 자칫 잘못하면 이렇게 된다는 거예요. 우리나라는 항상 일에 목숨 걸어라, 삶을 갈아 넣어라 이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나 자신의 행복도 행복이지만 이제 가정은 더 지키기가 어려워요. 나는 나니까 어떻게서든 하는데, 가족은 어쨌든 남이고 그래서 머릿속으로 더 이걸 지켜야지 생각하지 않는다면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성공한 연구자 중 금슬 좋거나 한 사람은 거의 없나요? 


좀 있겠죠. 대신 안그런 분들도 많이 있다는 거고요. 점점 늘어날거예요. 이게 무너지면 남는 건 삶을 갈아넣어서 생기는 경쟁밖에 없는 거고 우리나라도 연구소나 대학원들도 비슷한 경향이 되어가고 있어요. 예전에 KAIST에 있을 때보다 지금 분위기가 훨씬 삭막한 것 같더라고요. 젊은 교수님들 들어오면 연구 압박도 엄청나고요. 그 분들이 점점 더, '너도 이렇게 해야지 살아남아' 하고 배우니까 계속 대물림이 되는 거예요. 


그래도 그런 전통적인 가치관이 다시 돌아올 거라는 희망은요? 


문제 중에 하나는 사람들이 항상 좋은 말 하기는 쉽잖다는 거예요. 누구에게 물어보더라도 '가족 소중히 여겨야지'. 그런 말은 할 거예요. 그 분들이 진짜로 자기 학생들을 그렇게 대하느냐. 행동을 그렇게 하느냐. 또 다른 문제라는 거죠. 또 특히 천문학에서는 너무 순수 과학이고 산업에 연결이 많이 안되어있다 보니 대학원생들은 더더욱 학자로서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있어요. 운이 좋게 여기 왔지만 아마 결국 연구자로서 이렇게 정규직을 갖는 사람들은 10%도 안 될 거예요.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그런 부채의식을 갖고 있어요. '나 못하는 거 아니야', '나 안되는 거 아니야', '이래도 될까' 하는 마음이요. 지도교수님들도 딴에는 학생이 살아남을 수 있게 노력하고 도와주는 거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삶이 피폐해질 수 있어요. 


박사님 가치관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잘 전달드렸는지 모르겠는데, 그러면 좋겠어요.

글 정태홍

사진 홍성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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